[Balanced CSR&ESG] ESG, 물난리에 마실 물 찾기 어렵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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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alanced CSR & ESG, 유승권


ESG, 지식경영 어떻게 해야할까?

 

물난리에 마실 물 없다.

 물난리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잘모르겠지만, 홍수가 나면 마실 물 찾기가 어렵다. 지금이야 생수를 어디서나 사서 마실 수 있고 수돗물도 잘 나오지만 그렇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예전엔 홍수가 나면 온동네가 물에 잠겨 수돗물 마시기도 어렵고 마실만한 물이 모두 오염되어 며칠은 기다려야 물 다운 물을 마실 수 있었다.

 

정보도 마찬가지다. 뭔가 크게 이슈가 되거나 유행을 타면 정보가 차고 넘치다 못해 홍수를 이룬다. 정보가 많으면 좋을 것 같지만 소화하지 못하는 정보로 인해 좋은 정보, 내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점점더 찾기 어려워진다. 지금, ESG가 그런 꼴이다.

 

예전에는 내가 키워드를 검색해야 뉴스와 자료들을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메일함과 SNS에 정보들이 가득차있다. 지난 5(월~금)일간 SNS와 메일함에 ESG 관련 뉴스, 자료, 정보가 얼마나 오는지 세어보았다.

 

우선 이메일에 ESG 정보를 모아 스크랩한 뉴스레터가 8개가 와있다. 컨설팅펌에서 보낸 것이 3개, 법무법인에서 보낸 것이 2개, 인터넷 언론사에서 보낸 것이 2개, 개인미디어가 보낸 것이 1개다. 각각의 뉴스레터를 열어보면 작게는 5개, 많게는 20개가 넘는 언론기사나 자료가 링크되어 있다. 한글로 된 국내 뉴스레터만 8개이고 외국에서 온 영어로 된 뉴스레터도 11개나 있다.

 

다음으로, CSR, ESG와 관련된 사람들이 SNS상에서 모이는 단톡방 4개에 가입해 있는데, 이곳에서 지난 5일 동안 공유된 ESG 관련 뉴스와 정보를 세어보니 대략 124개이다. 하루 평균 24개가 넘는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더 많다. 대충 세어도 지난 5일 동안 내 SNS 담벼락에 들러붙은 ESG 관련 뉴스나 알림이 150여개 정도이다. 이것들 중에 중복된 것도 꽤 많은 편이라, 중복된 것을 얼추 추려보아도 하루에 30개 정도의 정보가 '내가 찾지 않더라도' 나를 찾아오고 있다. 

 

인터넷 정보도 그렇지만 나름 정제된 자료라고 할 수 있는 책도 넘쳐난다. 교보문고에 ESG를 검색해보면 작년 1월부터 현재까지 ESG 제목을 직간접으로 달고 나온 책이 41권이다. 

 

이 정도면 ESG 정보의 홍수가 아니라 쓰나미 수준이다. 


 

뻥 튀기고 워싱된 정보의 홍수

 

내가 찾지 않아도 나에게 들러붙는 ESG 정보가 하루에 30건, 거의 1주일에 한 권정도 나오는 ESG 관련 책을 한 개인이 모두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ESG로 먹고사는 사람이다보니 가능한 많은 정보를 보려고 한다. 그런데 나에게 들러붙는 언론기사나 공유 정보만 살펴보는데에도 하루 2시간이 벅차다. 작년 1월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하루에 1시간 이상을 꼬박 ESG 관련 책을 보고 있는데도 다 읽은 책이 13권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모든 정보들이 쓸모있는 정보인 것은 아니다. 작년 7월13일 '미디어 오늘'이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ESG 관련기사가 월평균 2만5천건이 쏟아졌고, 이중 88% 이상이 기업의 보도자료를 인용한 홍보/광고성기사라는 것이다. 즉, 우리에게 들러붙고 공유되는 10개 중 9개 기사는 기업들이 돈주고 언론사에 배포한 광고라는 것이다. 우리는 ESG 정보가 아니라 광고를 보고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물론, 기업들이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통해 '다른 회사는 이렇게 하고 있구나' 라는 업계 동향을 살필 수는 있겠지만 다들 잘 알다시피 기업이 배포한 보도자료는 뻥튀기와 워싱된 자료들이 대부분이다. 

 

언론사가 스스로 취재하고 보도한 기사들도 수준이 높은 편이 아니다. 이건 참 좋은 내용이네.. 하고 감탄할만한 기사가 일주일에 한 건도 없을때가 많다. 교수나 전문가들이 쓴 칼럼도 10편 중에 1편을 건지기 쉽지 않다. ESG가 이슈가된지 1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ESG 개념이나 중요성을 강조하는 칼럼들이 대부분이고 여전히 ESG의 개념을 잘못 설명하고 있거나 중요성의 포인트를 잘못 짚고 있는 칼럼도 꽤 많다. 



정보의 원류를 찾아 시간을 두고 가라앉혀 보자. 


홍수때 맑은 물을 찾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다. 여름에 비가 많이오면 홍수가 자주 났다. 이럴때 동네 어르신들이 맑은 물을 찾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높은 곳의 물을 찾아가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물을 큰 대야에 받아두고 하루쯤 가만히 두었다가 쓰는 방법이었다.

 

동네 앞 큰 강은 홍수에 시뻘건 흙탕물이 흐르니 쓸 수 가 없었다. 동네 뒷산으로 가면 산꼭대기에서 내려오는 작은 계곡물과 샘물이 있었는데 그 물은 흙탕물이 아니었다. 그 물을 큰 통에 받아다가 하루쯤 가만히 두었다. 하루가 지나면 떠 올때는 눈에 보이지 않던 티끌들이 바닥에 꽤 많이 가라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가라앉힌 물로 밥도 해먹고 빨래도하고 마시기도 했다. 

 

정보도 마찬가지다. 정보가 흘러 넘치다 못해 흙탕물을 일으키는 큰 강에서 좋은 정보를 찾기란 쉽지 않다. 이 영역에서 십수년을 일한 경험많은 실무자들도 흙탕물이 섞인 정보를 좋은 정보라고 공유하고 추천하는 것을 보면.... 지식과 경험이 충분하다고해도 엄청난 정보의 양 앞에선 속수무책인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좋은 정보 맑은 정보를 찾기 위해선 큰 강물에서 헤매기 보다 정보의 근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외국소식이나 자료를 우리나라 언론이 보도한 기사는 가능한 원자료를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언론사 기자들이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언론사 입장에 따라 왜곡해서 보도하거나 ESG에 대한 충분한 배경지식없이 일부분만 인용보도하는 경우에는 전체적인 맥락과 다르게 보도하는 경우가 꽤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얼마전에 EU가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발전으로 "분류했다"는 기사가 주요 언론사 ESG 기사로 많이 보도되고 공유되었다. 실무자들은 그럼 원자력 발전을 써도 RE100을 달성할 수 있는것 아니냐며 설왕설래했다.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입장의 언론사들은 "거봐라, EU도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 발전으로 인정하는데 우리나라 정부는 왜 탈원전을 주장하느냐" 라는 방향으로 기사들을 썼다. 그러나, 이 기사들은 외국 언론사의 기사들을 자기 편한데로 편집한 것일 뿐  EU의 협의사항을 완전히 전달하지는 못했다.

 

실제 EU 홈페이지 보도자료 게시판에 가보면 "분류했다"는 완결적 표현은 찾아볼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EU의 지속가능한 투자 분류"에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을 '과도기적 형태로 포함할 수 있다'는 '법안 초안'이 발표된 것이다. 이 법안은 원자력 의존률이 높은 프랑스의 입김이 작용했고 원자력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독일은 극명하게 반대의사를 밝혔다. 또한 원자력 폐기물을 안전하게 영구보관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질때에만 이를 포함하겠다는 것인데, 잘 알겠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방사능 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안전하게 보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임시보관만 하고 있다. 

 

이렇듯 정보의 원류를 찾는 노력은 언론사들의 왜곡된 렌즈와 필터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나라 언론사들은 각자의 필터와 렌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원류를 찾는 것이 힘들다면, 속보나 1보에 호들갑 떨지 말고 이삼일 또는 일주일 정도 다른 시각을 가진 언론사의 관련기사들도 기다려봐야 한다. 즉, 시간을 두고 티끌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EU의 원자력관련 국내 기사도 처음에는 원자력발전에 찬성하는 언론사들이 호들갑을 떨었지만 2~3일이 지나자 다른 방향을 가진 언론사들이 다른 입장의 기사를 내놓았다. 이렇게 시간을 두고 정보와 분석의 균형을 맞춰가는 침착함이 필요하다.

 

 



지식경영법, ESG에도 필요하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기업들에 KMS 바람이 불었다.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지식경영시스템이라고 하는 이것 때문에 E기업에서 일할때 일주일에 한건씩 억지로 지식을 만들어 KMS에 올리느라 힘든 기억이 있다. 하지만 KMS의 방법과 구조를 익힌 덕분에 석사와 박사 논문을 쓸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지금도 논문쓰는 방법이나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받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럴때마다 한순간의 말성임도 없이 추천하는 책이 있다. 한양대 국문학과 정민교수가 쓴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이다.

 

잘알다시피 다산 정약용선생은 다독가이자 다작가이다. 그는 19년의 유배생활 동안 500여권이 넘는 책을 썼다. 물론 당시의 책은 지금의 책과는 다르기 때문에 현재의 단행본 300p기준으로 보면 약 70권의 정도의 책을 썼다고 할 수 있다. 19년 동안 70권이면 1년에 4권 가까운 책을 쓴 것이다. 인간의 경지를 뛰어넘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정민교수는 다산의 지식경영법을 10가지로 제시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사서 보시면 된다. 정보가 홍수를 이뤄 흙탕물인 현재 상황에서 제대로된 ESG 정보를 구분하고 공부하길 원한다면 일단 지식경영 방법론을 익히라고 말하고 싶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실수와 오류가 방법을 제대로 몰라서 그런 경우가 생각보다 꽤많다.

 

결국, 오늘 글은 쓰고보니 책광고가 되었다. ㅎㅎ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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