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anced CSR&ESG] ESG의 전략적 가치 6 _ ESG는 착한 기업의 도구가 아니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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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alanced CSR & ESG, 유승권



ESG의 전략적 가치 6

ESG는 홍보용 도구가 아닌 전략적 도구이다.

 

착한기업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착하다 :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 (표준국어사전)

 

2000년대 후반 기업사회공헌 경쟁이 한창일때 기업의 홍보팀들은 어디에나 "착한"을 갖다 붙였다. 언론은 기업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면서 사회공헌을 잘하는 기업에게 '착한기업'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연말이 되면 언론들이 돈 받고 주는 사회공헌대상 시상식이 열렸고 상을 사가는 기업들에게 '착한기업' 이라는 장식말을 붙여주었다.

 

나는 '착한기업'이라는 말이 불편했다. 그래서 낯뜨거운 표현을 쓰지 말자고 홍보팀과 여러번 언쟁을 했다. 그래도 홍보팀은 굴하지 않았다. 홍보팀은 사회공헌팀보다 언제나 힘이 쎘다.

 

ESG가 흥행인 요즘, 착한기업이라는 말이 다시 눈에 띤다. 언론은 그때나 지금이나 기업이 뿌린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면서 ESG 평가를 잘 받는 기업이 착한기업이라고 독자들의 눈을 속이고 있다.

 

내가 사회공헌일을 하면서 "착한기업"이라는 말을 불편해하고 사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부의 크기와 착함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공헌을 잘하는 기업을 착한기업이라고 한다면 좋은 일에 기부금을 가장 많이 내는 기업이 가장 착한기업이 된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사를 보면 대기업들이 기부금을 가장 많이 냈던 때는 총수나 총수일가가 잘못을 저지르고 그것을 무마하기 위한 때가 대부분이었다. 이것은 착한 마음에서 일어나는 순수한 행동이 아니다. 부자들이 사고치고 돈으로 무마하는 "얼마면 돼" 식의 아주 재수없는 행동이다.

 

둘째, 비즈니스가 올바르지 않으면 기부는 위선이기 때문이다. 1920년대 미국의 갱단 두목 알카포네는 기부를 많이 하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1980년대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도 엄청난 돈을 기부했다. 아동노동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나이키와 네슬레도 1990년대 아동교육과 복지에 기부를 가장 많이한 기업이었다. 나쁜 방법으로 돈을 벌어 기부하는 것은 전형적인 위선이자 자기악을 정당화하는 저급한 자위행위일 뿐이다. 기업사회공헌(coporate philanthropy) 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 : co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우선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셋째, 착한기업이라는 표현이 기업 평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진짜가 아닌 것을 기가 막히게 잘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홍보팀이나 언론들이 내놓은 기사들을 보면 저들은 세상 사람들을 바보로 아는 건가? 아니면 자기들이 바보인건가? 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내 주변의 가족들이나 지인들만 봐도 "착한 기업.. 어쩌구 저쩌구.." 하는 기사를 보면 "에고.. 뭘 또 잘못했나 보네... 저런 홍보나 광고를 할 돈으로 좋은 물건이나 만들지... 내 친구가 저 회사에 다니는데 기업내부는 엉망진창이래, 갑질이 장난아니래... " 라는 반응들이다. 멀리갈 필요도 없이 착한기업이라고 홍보하는 회사의 직원들에게 "당신이 일하는 회사는 착한기업입니까?"라고 설문조사를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세상 사람들이 아무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렇지 않다. 진짜가 아닌 건 기가 막히게 잘안다. 속아주는 거지 진짜 속는 것은 아니다. 

 

출처=연합뉴스 



블랙록, 래리핑크... ESG는 자본주의의 수단


ESG를 착한기업으로 엮는 것도 어설픈 시도다. ESG는 선한 의도에서 나온 선한 행동이라기 보다는 "탈탄소 경제전환"이라는 거대한 경제 패러다임 변화의 파도를 살아남기위해 어쩔 수 없이 타야하는 생존 행동이기 때문이다. 육지였던 곳이 바다로 변하면 걷거나 자동차를 타는 것이 아니라 헤엄을 치거나 배를 타야 살 수 있다. ESG는 육지를 바다로 변하게 하는 거대한 파도이다.

 

블랙록의 래리핑크회장도 올해 연례서한에서 "ESG는 이념적 의제나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아니라 주주와 회사가 상호 유익한 관계를 추구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힘이며 수단"이라고 했다. 즉, ESG는 경영 철학의 문제라기 보다 돈의 문제라는 것이다.

 



            

맥킨지의 ESG 전략가치 5 + 1

 

우리나라에서 ESG가 뜨기 직전인 2019년 11월 맥킨지를 대표하는 세 명의 컨설턴트 Witold Henisz, Tim Koller, Robin Nuttall 은 "Five ways that ESG creates value (ESG가 가치를 창출하는 5가지 방법)" 이라는 아티클을 발표했다. 이 아티클에서 세명의 컨설턴트는 ESG가 기업경영에 실질적으로 어떤 전략적 유익을 주는지 설명하고 있다.

 

1. ESG는 기업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으로 차별화에 성공했을때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기존 시장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환경과 사회문제가 심각해질 수록 그 문제를 해결하는 비즈니스가 더 성장하게 되고 그곳에 정부의 지원과 자본이 몰리게 되며 당연한 수순으로 비즈니스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신재생에너지나 자원재생비즈니스, 저소득층 대상의 일자리, 교육, 의료, 복지서비스가 발달하고 있다. 

 

또한, ESG는 일반적인 거래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회,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회, 환경문제를 직접 겪는 소비자들은 그들의 소비행위가 사회, 환경문제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소비 본능 또는 양심이 있기 때문에 ESG에 진심인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게 된다.

 

 2. ESG는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온다. 

 

기업이 이익을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이다. 매출을 올리거나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ESG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매출을 올리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비용을 줄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운수 유통회사가 연료를 적게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를 물류에 이용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들지만 몇년이 지나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전기와 물 사용이 많은 호텔이나 리조트회사가 효율이 높은 전기기구나 물 사용이 절약되는 수전으로 교체하면 1년이 지나지 않아 비용 효과를 볼 수 있다.

 

3. ESG는 법과 규제의 개입을 줄여준다.

 

환경과 사회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수록 국제사회와 각국의 정부는 환경과 사회관련 법과 규제를 강화할 수 밖에 없다. 이건 정치적으로 우파냐 좌파냐의 문제가 아니라 안정적인 국가 운영과 경제발전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권력과 상관없이 환경과 사회문제는 정치권의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ESG 이슈 대응을 잘하는 기업은 법과 규제의 개입에 보다 자유로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법과 규제의 파도를 타고 정부와 국제기구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4. ESG는 구성원의 생산성을 높여준다.

 

강력한 ESG 경영은 기업이 우수한 직원을 유치 및 유지하고, 목적 의식을 심어 직원의 동기를 강화하고, 전반적인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ESG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기업은 목적 의식이 높은 기업으로 인식되어 기업 구성원들이 자신의 직장을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을 넘어 자기만족을 이루는 곳으로 생각하게 되며 이는 기업에 대한 자부심과 충성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반대로 ESG에 무관심한 기업이나 형식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구성원들이 회사를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생산성 저하와 태업이나 파업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ESG를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체에 강력하게 작동하게 하는 기업은 자신의 기업 뿐만 아니라 협력기업들의 생산성까지도 향상시킬 수 있다.   

 

5. ESG는 투자 및 자산의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디지털 사회가 아날로그 사회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즉, 거스를 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을 인정하고 탄소중심자산(좌초자산)을 빠르게 탈탄소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기업의 자산가치를 높이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글로벌 대기업과 투자회사들은 이미 탈탄소로 자산전환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으며 탈탄소자산 규모가 커지면 커질 수록 탄소중심자산의 가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여기까지가 맥킨지가 요약한 'ESG의 전략적 가치 5'이다. 원문은 첨부파일을 참고하면 된다. 나는 사족으로 하나를 더 보태고 싶다.

 

6. ESG는 좋은(Good)기업,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어 준다.

 

ESG는 기업을 재무적으로 건강하고 비재무적으로 건전한 '좋은 기업,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만들어 준다. 맥킨지에서 분석한 것과 같이 ESG는 기업의 매출과 비용 양쪽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재무적 성과를 높여준다. 즉, 물리적으로 건강한 기업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ESG는 기업의 구성원 모두에게 목적의식을 갖게 함으로써 정신적으로 건전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한다.

 

미국의 경영학자 필립 코틀러는 물리적(재무적)으로 건강하고 정신적(비재무적)으로 건전한 기업을 '좋은 기업'이라고 불렀다. 영국의 언론인이자 경영가인 존 엘킹턴은 이런 회사를 '지속가능한 기업'이라고 했다.

 

ESG를 가져다가 두리뭉실하게 "착한 기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ESG를 두리뭉실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업이 ESG 경영을 잘하게 하는데 '착한기업'이라는 표현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ESG의 전략적 효용성은 앞으로 보다 정확하고 예리하게 분석되고 다듬어져야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ESG를 제대로 열심히 잘 할 것이다. ESG는 홍보 도구가 아닌 기업의 성장과 지속을 위한 전략 도구로 이해되고 사용되어야 한다.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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