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2030년까지 15년 동안 인류의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17개 영역의 169개 과제를 담은 <UN SDGs>라는 것이 있다. UN SDGs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ESG 평가에서 공적, 대의적인 목표로써 매우 중대한 역할과 위치에 있다.
이렇게 중요한 UN SDGs 수립을 총괄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 지구 연구소 소장인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교수이다. UN SDGs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그의 저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대 / 21세기 북스』를 읽어보면 된다. 『 EBS 위대한 수업』에도 그의 강의가 있다. 기업의 ESG 담당자들이 꼭 봐야 할 필청 콘텐츠다.
제프리 삭스 교수의 강연 동영상을 보면 그는 항상 "공감"을 매우 중요하게 강조한다. 그는 UN SDGs 실행에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인류에게 닥친 지속가능성 위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 이라고 답했다. 나 또한 같은 생각이다.
지속가능경영, ESG 실행에 가장 큰 장애물은 기업은 오로지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맹신을 갖고 지속가능경영과 ESG 실행에 '공감'하지 못하는 기업의 의사결정자들과 실무자들이다.
공감하지 못하는 ESG 담당자들...
직업상 여러 기업의 ESG 담당자들을 만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지만, 일부 담당자는 '이 사람은 ESG를 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환경이나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의 태도와 습관도 환경과 사회문제를 개선하는 쪽이 아니라 악화 시키는 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이런 업무태도를 가지고 있다. 회사에서 ESG 담당자를 하라고 했으니 나는 그저 그 일을 할 뿐이고, 회사에서 ESG는 ESG 평가를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으니 다른 건 모르겠고 ESG 평가 점수 올리는 것만 잘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런 사람이 회사내에서 환경경영이나 인권경영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다니면 다른 직원들이 속으로 '너나 잘하세요' 라고 할 것이 뻔하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인류의 지속가능성 위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안락한 환경에 둘러 쌓여 생활하고 있기 때문' 이라고 했다. 즉, 자연 재해의 피해나 굶주림의 고통, 실업의 어려움,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상황, 피부색이나 성별 또는 장애 때문에 차별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리 TV와 인터넷에서 환경문제, 빈곤문제,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난리를 쳐도 공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년 내내 자동으로 온도 조절이 되는 빌딩과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24도로 맞춰진 승용차를 타고 출퇴근하고 주말에는 상품이 넘쳐나는 백화점과 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고 휴가때는 천국과 다름없는 휴양지에서 골프와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에게 지속가능성 위기를 아무리 얘기해봐야 진정성 있는 공감을 얻어 내기 쉽지 않다.
깻잎 투쟁기 / 우춘희지음 / 교양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ESG 담당자들이 '공감' 했으면 한다. 환경과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기업의 ESG 담당자가 된다면 그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지속가능성보고서에 쓰여진 문장으로만 존재할 뿐 실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당장 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 기업은 조만간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고, 그 담당자의 안락함을 보장해 주던 보호막을 빼앗아 갈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연구자인 우춘희가 지은 "깻잎 투쟁기"는 외국인 노동자의 한국 생활에 대해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ESG 경영에서 중요한 이슈인 원재료, 공급망 관리, 공급망에서 인권과 노동권 보장, 공정거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다양성 인정 등을 현장 그대로 잘 보여주고 있다. 정작 우춘희 본인은 자신의 책이 ESG의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ESG 타이틀을 달고 나온 시중의 수많은 책 보다 훨씬 더 ESG 이슈를 잘 다루고 있다.
책의 내용은 직접 사서 읽어 보시라. 제육볶음과 찰떡궁합인 "깻잎"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노마드 랜드 / 제시카 부르더 / (주)엘리
미국의 저널 리스트인 제시카 부르더(Jessica Bruder)가 장기간 현장 취재를 통해 쓴 『노마드 랜드/Nomadland』는 방랑하는 삶을 선택한 또는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미국의 이동 거주민들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져 2021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6개 부분을 수상했고 그 외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이 책을 읽으면 기업의 효율성에 기반한 아주 합리(?)적인 구조 조정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삶을 공감할 수 있다. 나 또한 전 직장에서 이런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일자리를 떠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막막함과 절망감, 상실감을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막막함, 절망감, 상실감과 같은 어두움에 대해 공감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 애쓰고 그 애씀에서 인간애와 행복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음을 저널리스트의 관점에서 담담하게 서술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금융권과 IT업계를 중심으로 대량 구조조정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좋게 보이고 주가를 떨어뜨리지 않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인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사회불안을 가중시키고 국가 경제 전체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비합적인 의사결정이다. 기업의 임직원을 수익을 올리는 부속품 정도로 생각하는 기업이 지속가능경영, ESG를 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회용 부속품 취급을 당하는 직원들이 자신이 일하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향상과 ESG 성과 창출을 위해 진심으로 애쓸 수 없기 때문이다.
고용한 직원이 안정적으로 오래도록 성과를 내며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은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공감력"은 한 개인의 마음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공감력"이 부족한 상태의 사람은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공감은 개인의 삶을 여유롭고 풍요롭게 만들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몸의 건강을 위해 종합 비타민만 챙겨 먹지 말고 마음의 건강인 공감을 위해 좋은 책들도 읽어보면 좋겠다.
ESG 담당자가 읽었으면 하는 두 권의 책
깻잎 투쟁기, 노마드랜드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
2015년부터 2030년까지 15년 동안 인류의 지속가능성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17개 영역의 169개 과제를 담은 <UN SDGs>라는 것이 있다. UN SDGs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ESG 평가에서 공적, 대의적인 목표로써 매우 중대한 역할과 위치에 있다.
이렇게 중요한 UN SDGs 수립을 총괄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 지구 연구소 소장인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교수이다. UN SDGs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은 그의 저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시대 / 21세기 북스』를 읽어보면 된다. 『 EBS 위대한 수업』에도 그의 강의가 있다. 기업의 ESG 담당자들이 꼭 봐야 할 필청 콘텐츠다.
제프리 삭스 교수의 강연 동영상을 보면 그는 항상 "공감"을 매우 중요하게 강조한다. 그는 UN SDGs 실행에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인류에게 닥친 지속가능성 위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 이라고 답했다. 나 또한 같은 생각이다.
지속가능경영, ESG 실행에 가장 큰 장애물은 기업은 오로지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맹신을 갖고 지속가능경영과 ESG 실행에 '공감'하지 못하는 기업의 의사결정자들과 실무자들이다.
공감하지 못하는 ESG 담당자들...
직업상 여러 기업의 ESG 담당자들을 만난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지만, 일부 담당자는 '이 사람은 ESG를 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환경이나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삶의 태도와 습관도 환경과 사회문제를 개선하는 쪽이 아니라 악화 시키는 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십중팔구 이런 업무태도를 가지고 있다. 회사에서 ESG 담당자를 하라고 했으니 나는 그저 그 일을 할 뿐이고, 회사에서 ESG는 ESG 평가를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으니 다른 건 모르겠고 ESG 평가 점수 올리는 것만 잘하면 된다는 식이다.
이런 사람이 회사내에서 환경경영이나 인권경영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다니면 다른 직원들이 속으로 '너나 잘하세요' 라고 할 것이 뻔하다.
제프리 삭스 교수는 인류의 지속가능성 위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안락한 환경에 둘러 쌓여 생활하고 있기 때문' 이라고 했다. 즉, 자연 재해의 피해나 굶주림의 고통, 실업의 어려움,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상황, 피부색이나 성별 또는 장애 때문에 차별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리 TV와 인터넷에서 환경문제, 빈곤문제, 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난리를 쳐도 공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년 내내 자동으로 온도 조절이 되는 빌딩과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24도로 맞춰진 승용차를 타고 출퇴근하고 주말에는 상품이 넘쳐나는 백화점과 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고 휴가때는 천국과 다름없는 휴양지에서 골프와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에게 지속가능성 위기를 아무리 얘기해봐야 진정성 있는 공감을 얻어 내기 쉽지 않다.
깻잎 투쟁기 / 우춘희지음 / 교양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ESG 담당자들이 '공감' 했으면 한다. 환경과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기업의 ESG 담당자가 된다면 그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지속가능성보고서에 쓰여진 문장으로만 존재할 뿐 실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당장 큰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 기업은 조만간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고, 그 담당자의 안락함을 보장해 주던 보호막을 빼앗아 갈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연구자인 우춘희가 지은 "깻잎 투쟁기"는 외국인 노동자의 한국 생활에 대해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ESG 경영에서 중요한 이슈인 원재료, 공급망 관리, 공급망에서 인권과 노동권 보장, 공정거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다양성 인정 등을 현장 그대로 잘 보여주고 있다. 정작 우춘희 본인은 자신의 책이 ESG의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ESG 타이틀을 달고 나온 시중의 수많은 책 보다 훨씬 더 ESG 이슈를 잘 다루고 있다.
책의 내용은 직접 사서 읽어 보시라. 제육볶음과 찰떡궁합인 "깻잎"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노마드 랜드 / 제시카 부르더 / (주)엘리
미국의 저널 리스트인 제시카 부르더(Jessica Bruder)가 장기간 현장 취재를 통해 쓴 『노마드 랜드/Nomadland』는 방랑하는 삶을 선택한 또는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미국의 이동 거주민들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져 2021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6개 부분을 수상했고 그 외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이 책을 읽으면 기업의 효율성에 기반한 아주 합리(?)적인 구조 조정에 따라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삶을 공감할 수 있다. 나 또한 전 직장에서 이런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일자리를 떠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막막함과 절망감, 상실감을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막막함, 절망감, 상실감과 같은 어두움에 대해 공감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 애쓰고 그 애씀에서 인간애와 행복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음을 저널리스트의 관점에서 담담하게 서술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금융권과 IT업계를 중심으로 대량 구조조정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좋게 보이고 주가를 떨어뜨리지 않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인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사회불안을 가중시키고 국가 경제 전체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비합적인 의사결정이다. 기업의 임직원을 수익을 올리는 부속품 정도로 생각하는 기업이 지속가능경영, ESG를 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회용 부속품 취급을 당하는 직원들이 자신이 일하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향상과 ESG 성과 창출을 위해 진심으로 애쓸 수 없기 때문이다.
고용한 직원이 안정적으로 오래도록 성과를 내며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은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공감력"은 한 개인의 마음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공감력"이 부족한 상태의 사람은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공감은 개인의 삶을 여유롭고 풍요롭게 만들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고,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몸의 건강을 위해 종합 비타민만 챙겨 먹지 말고 마음의 건강인 공감을 위해 좋은 책들도 읽어보면 좋겠다.
Balanced CSR & ESG 유승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