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투어후기(8)_오틀리(OATLY), 지속가능성도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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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투어후기(8)

오틀리(OATLY), 지속가능성도 즐겁게~

 

스웨덴 말뫼, 3억이면 살 수 있다.

 

지속가능경영 유럽투어 4기, 15박 16일의 공식 일정 중 마지막으로 방문한 기업은 스웨덴 말뫼에 위치한 식품회사 "오틀리(Oatly)" 였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바다 건너 저 멀리 보이는 도시가 말뫼다.

 

코펜하겐(숙소)에서 아침 기차를 타고 30분을 달려 말뫼에 도착했다. 북유럽 도시의 특징인 정갈함, 깔끔함에 청명한 날씨, 시원한 바닷 바람이 더해져 말뫼의 첫 인상은 '이런 도시에 살면 꽤 근사하겠는걸~' 이었다.

 

곧, 말뫼에서 새로운 직장생활을 할 김예솔 다자이너(후기 5편 등장)는 이곳 중심부의 20평대 아파트 매매가가 3억 정도라고 했다. 3억이면 서울시내 빌라 전세 값 보다 싸다. 이 말을 듣고 우리 일행은 이구동성 '말뫼에 와서 살아볼까?' 라고 말했다. 



<말뫼 항구 도시재생지구 전경_노란색 화살표 오틀리 본사 : 구글 이미지>    

 

도시재생 지역 한가운데 위치한 오틀리(OATLY)

 

1천년이상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이자 조선 산업의 메카였던 말뫼는 1970년대 이후 일본,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글로벌 조선 산업의 중심이 되자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02년 말뫼의 조선산업을 상징하던 골리앗 크레인이 우리나라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팔리는 일을 겪기도 했다. 이때 우리나라 언론들이  '말뫼의 눈물' 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기도 했는데, 이건 좀 국뽕이자 오바였다. 암튼~

 

조선업과 어업에 종사하던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 신세가 되자 말뫼는 도시 전체가 슬럼화되는 징조를 보이기도 했다. 말뫼의 시민들은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 결단이 필요했다. 1990년대 말부터 말뫼는 조선업과 어업을 과감히 내려놓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철거 비용이 소요 될 뻔한 골리앗 크레인을 현대 중공업이 가져간 것이다. 말뫼의 눈물이 아니라 철거 비용을 번 셈이다) 신재생에너지 100%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로 했다.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고, 조선소와 어시장이 있던 항구 지역을 친환경 업무단지와 주거단지로 탈바꿈하고, 이케아를 비롯한 덴마크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좋은 조건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도시 내륙에 위치했던 유서 깊은 "말뫼 대학(2021년 스웨덴 학생연합이 뽑은 스웨덴 최고의 대학)"을 도시재생지역으로 옮겨 도시 재생 디자인을 연구하는 센터의 기능을 하도록 했다. 

 

말뫼대학 앞을 지나 예전 조선소 창고가 있던 지역으로 가면 오틀리 본사가 나온다. 본사 건물을 바로 찾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한 건물에서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메일을 주고 받은 '린다'였다. 

 



 

실험실에서 탄생한 오틀리..

 

린다(Linda Nordgren)는 오틀리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매니저(팀장)이다. 린다는 우리를 빨간색이 가득한 커뮤니케이션 룸으로 안내했다. 조선소 창고를 멋지게 리모델링한 오틀리 본사의 커뮤니케이션 룸은 극장에서 버린 의자를 수리한 후 재활용하고 있었다.

 

"오틀리는 1990년대 초반 대학교 연구실에서 탄생했어요. 룬드대학의 식품학과 연구실에서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유아들을 위한 영양식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했고, 스웨덴의 주요 생산 곡물 중에 하나인 오트(귀리)를 이용한 유동식을 만드는데 성공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상업화 한 것이 바로 오트밀이죠."

 

세계적인 식품기업 '네슬레', 그리고 우리나라의 '정식품'도 오틀리와 비슷한 제품개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네슬레는 생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유아들을 위해 탈지분유를 개발했고, 정식품은 콩으로 만든 두유를 만들었다. 

 

"하지만, 초기에 오트로 만든 밀크는 성공하지 못했어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스웨덴은 대표적인 낙농국가입니다. 아이들이 물보다 우유를 더 많이 마시는 그런 나라가 바로 스웨덴이죠. 스웨덴 사람들에게 오트는 끓여서 스프로 먹거나, 우유에 타 먹는 시리얼 정도로만 여겼지..., 우유를 대체한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게다가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맛이기도 하지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바꾸다.

 

"오트 밀크를 개발하고 설립한 Rickard Öste(리카드 웨스테) 형제는 훌륭한 식품과학자이기는 했지만, 훌륭한 마케터는 아니었어요. 초기에 오틀리는 '건강에 좋다'는 아주 일반적이고 애매모호한 커뮤니케이션을 했어요. 그것만으로는 우유시장을 파고들기가 어려웠죠. 그래서 보다 전문성을 가진 마케터들을 영입했고, 설립 초기에 OAT MILK 라는 브랜드로 출시되었던 것을 OAT + Friendly를 합성한 OATLY로 변경했어요. 하지만 그것도 충분하지는 않았어요. 그 이후에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브랜드 이미지가 완성된 것이죠"

 

2000년대 이후 오틀리의 완만한 성장엔 유럽의 동물권 보호 운동과 비건 소비자의 확대도 한 몫을 했다. 

 

"회사가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아무래도 유럽에서 비건 인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1990년대 말부터 유럽에서는 동물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죠. 1996년에 영국 정부가 인간 광우병 환자 80여명이 발생했다는 공식 발표를 했어요(영국에서 광우병 문제는 1980년대부터 제기되었다). 그 이후 젖소를 비롯한 식용 동물 사육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확대되었어요. 주요 언론을 통해 소를 비롯해 돼지, 닭 등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길러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어서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동물권 보호 시민단체들이 생겨나면서, 비건 운동이 급속히 확산되었죠"

 

하지만 콩을 비롯한 다양한 식물 재료로 만든 영양 음료가 이미 시판되고 있던 상황에서 오틀리가 우유의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마케팅이 필요했다.

 



           



 



 

소가 아닌 사람을 위한 만든 Milk!!

 

" 'It's like Milk but made for humans. / 이것은 우유와 비슷하지만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다' 는 공격적인 광고를 시작했어요. 오틀리의 차별성을 우유의 문제점을 들어내는 공격적인 방법으로 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어요. 자칫하면 우유산업 전체에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방식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효과를 봤어요."

 

영국에서 환경운동과 동물권 보호 운동을 하던 수전(Susan)매니저는 오틀리가 단순히 건강음료를 넘어 동물권 보호와 지속가능한 음료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존 우유 산업과 분명한 선을 그을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영국과 독일의 주요 공항과 역에 공격적인 광고를 진행했어요. 'Hey food Industry, Show us your numbers' 이 광고는 기존 우유산업이 감추고 있는 여러가지 환경적 문제점들을 투명하게 숫자로 공개하라는 압박이자, 오틀리가 대안이며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차별점을 부각시킨 것이었죠"

 

우유산업의 반발은 당연했다.

 

"영국에서 여러 건의 소송이 제기 되었어요. 낙농과 우유업계의 반발이었죠. 우유가 사람과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지나치게 과장한 광고라는 소송이었어요. 그 소송으로 거리의 대형 광고는 내려야만 했지만,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각인된 이미지와 셀 수 없이 많이 확산된 SNS 메세지는 막을 길이 없었죠"    

 



   



 

공격!! 그 다음은 Post Generation!!

 

"거대한 우유 산업을 겁없이 건드린 대가는 오틀리를 단숨에 대안 음료로 만들었다는 것이죠. 우리의 모험이 성공한 거예요. 하지만 여전히 반발이 심합니다. 특히, 오틀리가 우유보다 친환경적이지 않다라는 글이나 보도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는데, 출처를 파고들어 가면 대부분 기존 우유업계에서 나온 것들이예요"

 

나는 손을 들었다. 

 

"그렇게 공격적인 마케팅은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한국 기업들은 사소한 문제라도 가능한 만들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오틀리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아시아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것인가요?"

 

린다팀장이 대답했다.

 

"정확한 지적입니다. 유럽에서는 비건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식품과 외식 산업에서 비건 메뉴도 거의 일상화되어 있는 상황이죠. 축산업, 낙농업의 환경문제도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공격적인 메세지를 제시하는 것이 큰 반발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한국, 아시아는 다르죠. 유럽과 미국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드러내고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더 쿨하다고 여기지만, 아시아에서는 직접적인 비판은 예의 없거나 경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죠.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비판적인 메세지 보다는 오틀리를 마시는 것이 새로운(Post)세대, 예를 들면 MZ세대의 '힙' 함 이라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스탁벅스에서 오틀리 라떼를 마시는 것이 '힙' 한 행동이라는 것을 SNS 인플루언서를 통해 알리는 것이죠"

 



 

그 다음 타겟은 어르신과 모든 세대

 

"오틀리를 MZ세대의 '힙'한 전유물로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리 현명한 전략은 아니예요. 유럽을 비롯한 경제 선진국의 인구는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고, 향후 10년 이내에 구매력 또한 20~30대 젊은 세대보다 60대 이상의 노인 세대가 더 커질 것이라는 인구학적 통계 조사들이 나오고 있어요. 단순히 통계를 넘어 식물성 단백질 음료가 노년층의 건강을 위해 더 좋다는 연구가 많이 나온 것도 사실이구요."

 

수전 매니저는 전 연령층에 지속가능성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기존 세대 중에 지구 온난화, 생물 다양성, 환경 오염 문제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요. 정치적으로도 그렇구요. 지속가능성에 대한 반발이 유럽에서도 만만치 않아요. 미국에서는 대통령(트럼프)도 그랬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변화하게 하는 여러가지 방법 중에 하나가 일상 생활에서 소비재의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트밀을 마셔봤더니 소화도 잘되고 우유보다 맛도 있더라, 혈압이나 혈당도 좋아지더라...'  바로 이런 경험이 중요한거죠"

 



 

     



  

어쩔 수 없는 대안이 아니라 즐거운 대안이 되는 것!!

 

린다와 수전은 우리 일행을 오틀리 키친으로 안내했다. 그곳에는 오틀리로 만든 라떼와 아이스크림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오렌지 쥬스도....

 

"이 오렌지 쥬스는 공급망 추적을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과 공정 무역을 입증한 쥬스예요. 오틀리의 신제품이고 곧 전세계 시장에 판매될 겁니다."

 

린다가 오렌지 쥬스를 따라주며 설명했다. 

 

"우유를 대체한 오트밀이 오틀리의 시작이었다면 그 다음은 '지속가능한 농업' 이예요. 축산업과 농업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면 산업 전체에서 일으키고 있는 온실가스, 토양오염, 수질오염 등의 문제를 40% 이상 해결할 수 있죠."

 

수전은 운동가 출신답게 변화의 필요성을 계속 강조했다. 

 

"변화를 일으키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직접적으로 들어내는 비판적인 메세지를 통해 사람들을 각성하게 하고 문제가 있는 기존 산업과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변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고가는 방법도 있고요. 또는 기존의 방법보다 더 나은 방법을 자연스럽게 제시함으로써 사람들이 부담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방식도 있죠. 오틀리는 그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것이구요"

 

린다는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고 있는 우리 일행에게 말했다.

 

"지속가능성을 어쩔 수 없는 부담이 아니라 즐거운 대안으로 만드는 것이 현재, 그리고 앞으로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봐요. 맘에 들지도 않는데 환경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제품, 재미있는 서비스를 샀더니 그게 바로 지속가능성이 높은 제품과 서비스라는... 바로 그 포인트가 기업들이 앞으로 집중해야 할 전략 포인트라고 봅니다."

 

 



2022 오틀리 지속가능성 보고서.pdf


         

 

이렇게 유럽투어 공식방문을 마쳤다.  다음 주는 비공식 투어 후기로~~  메리 크리스 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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