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투어후기(6)_머스크(MAERSK)가 ESG를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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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지속가능경영투어후기(6)

머스크(MAERSK)가 ESG를 선택한 이유?

 



 

ESG vs 지속가능경영?

 

"기업이 기업 자체의 지속가능성과 동시에 지구환경(E)과 사회공동체(S)의 지속가능성도 향상시키는 의사결정(G)을 하는 경영"

 

2001년 EU 정상회의 중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 언급된 지속가능경영(Sustainable Management)의 정의는 내가 ESG 관련 강의를 할 때마다 강조하는 내용이다. 나는 지속가능경영을 잘하는 기업들을 평가하고 투자하기 위해 제시된 'ESG 프레임'이 우리나라에서 심각하게 오남용되고 있는 현상황에 대해 매우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다. 

 

온갖 곳에 ESG를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ESG는 기업 가치평가와 투자분야에서 쓰이는 업계용어로 봐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런 내 생각의 밑바탕에는 지속가능경영은 용어의 커뮤니케이션 있어 방향성이 있지만, ESG는 방향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세계 최대의 해운 운송회사 머스크(Maersk)의 ESG 담당 팀장을 만났다. 

 



 

한국 서울이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표지 사진이다?!

 

20여년 동안 머스크를 비롯해 덴마크의 여러기업에서 CSR과 지속가능경영 업무를 해온 르네(Lene Bjorn Serpr : Head of Corporate Sustainability & ESG)팀장은 전문가다운 권위가 느껴지면서도 옆집 아줌마 같은 푸근함이 있는 사람이었다.

 

2022년 머스크의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표지가 서울의 도로를 달리는 머스크의 컨테이너 트럭 사진인 것을 보고 놀랍고 반가웠다는 얘기로 대화를 시작했다.

 

"우리 직원이 서울에 출장갔다가 우연찮게 지나가는 트럭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표지에 사용하기 위해 후보정을 하기는 했지만 프로페셔널 작가가 연출해서 찍은 사진은 아니죠. 지금 대한민국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핫한 도시이기 때문에 머스크의 기업 이미지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2022 머스크 지속가능성 보고서.pdf
6.48MB


 

왜, 지속가능성 전략이 아니고 ESG 전략인가?

 

나는 본론으로 직진했다. 글로벌 대기업 팀장과의 미팅에 허락된 시간은 단 1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대외적인 용어로 주로 고객과 소통할 때 사용하고 ESG는 투자자와 소통할때나 내부 용어로 사용하죠. 물론 알다시피 두 용어는 차이가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지속가능성 전략이라고 쓰지 않고 ESG 전략이라고 사용한 것은 보다 명확한 지표 관리가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예요"

 

나는 잘 못 알아 듣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속가능성, 지속가능경영이라는 단어가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한다면 ESG보다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속가능성이란 말은 추상적이죠. 그동안 대부분의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명확한 개념 정의나 그것을 실행할만한 구체적인 목표, 전략적인 지표를 제시하지 못했어요."

 

나는 고개를 한 번 끄덕였지만 여전히 의구심이 남는다는 표정으로 르네 팀장을 쳐다 보았다.

 

"머스크는 지속가능성을 비즈니스 전략과 통합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단지, 환경과 사회에 좋다는 정도가 아니라 지속가능성이 어떻게 비즈니스 전략이 될 것인가가 우리의 초점이죠. 그렇게 되려면 지속가능성이 고객가치와 연결되어야 해요. 고객가치는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하죠"

 

나는 르네 팀장이 "고객가치"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지속가능성이 "고객가치"가 되려면....

 

노련한 르네 팀장은 나의 두 번의 끄덕임을 놓치지 않았다. 

 

"Scope 3의 온실가스 감축이 모든 기업의 목표가 되면서 머스크는 고객의 화물을 운송하는데 다른 운송회사보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해야 하는 경쟁 상황에 맞닥뜨려 있어요. 이것은 매우 구체적인 상황인거죠. 지속가능성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보다는 ESG라는 명확히 구분된 영역을 표시하는... 그래서 각 영역별로 구체적인 달성 목표를 제시하고 그것이 어떻게 고객가치로 전환되는지 보여주는 것이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고객을 끄덕이며 "Of course"라고 말했다.

 

"재무적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해야하는 이사회나 경영진 입장에서 '하면 좋은 것..' 만으로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지속가능성의 어떤 부분이 차별적인 고객가치로 전환될 것인지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것을 위해 우리가 어떤 혁신과 투자를 할 것인지 숫자로 보여줘야 확실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우리회사를 대부분의 사람과 기업들이 해상운송회사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도 주요 사업이 그렇기는 하지만... 이번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표지가 트럭인 것 처럼 육상과 항공 운송으로도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어요. 글로벌 운송산업이 매우 빠르게 성장함과 동시에 고객의 화물을 도어 투 도어로 운송해주면서 동시에 지속가능성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운송회사를 찾고 있기 때문에 해상 운송만 해서는 안되는 거죠"

 



 

그래서, "데이터 관리"가 가장 중요하죠.

 

르네 팀장은 운송과정의 탄소배출 데이터를 관리하는 담당자 아루디하티(Arundhati Srinivasan_Senior Energy Transition Standards Specialist)를 소개했다. 한 눈에 봐도 총명함이 넘쳐 보이는 아루디하티는 인도계 IT 엔지니어다.

 

" 르네 팀장님이 말했듯이 아마존, 나이키, 바스프, 볼보, 필립스, 유니레버 같은 우리 회사의 고객들은 숫자를 원합니다. 자신의 회사 컨테이너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갈때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경쟁사의 배출량과 비교합니다. 우리가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시장에서 현재의 위치를 유지하고 경쟁사를 앞서기 위해선 정확한 데이터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개선 방법이 필요하죠"

 

"우리는 컨테이너의 해상운송 뿐만 아니라 육상 트럭, 기차 운송, 항공 운송과 화물별 개별(상자 단위) 운송까지 모두 연결하는 시스템을 이미 완성했고, 이 모든 단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일부분은 추정치를 사용하지만 빠른 시간내에 정확한 측정치로 전환하려고 합니다."

 

"그런 시스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물류시스템을 완전히 혁신하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개별 단위 화물의 실시간 위치 추적이 가능해야 하고 그 화물을 운송하는 운송수단의 특징도 바로 파악되어야 합니다. 기존에는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하게 배송하면 최선이었지만 이제는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측정하고 이를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더 추가된 셈이죠."

 

아루디하티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는 시스템의 구조를 보여주었다. 당연히 우리 일행의 스마트 폰은 책상 위에 얌전히 엎어져 있었다. 시스템의 구조는 복잡했으나 지향점은 분명해 보였다. 모든 화물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고객에게 제공되는 시스템이었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화물주나 화물을 받는 고객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화물 위치와 발생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추적 시스템은 이후에 여러 방면에서 고객 가치를 창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시간으로 화물을 추적할 수 있게 되면 화물의 안전성과 이동 효율성을 높이는데 매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실시간 추적이 가능하지만 실시간 통제를 하는 것에는 많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AI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고 앞으로 기후 변화에 따라 이상 기후나 자연재해, 허리케인 등이 많이 발생할텐데.. 그런 상황에서 고객의 화물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고 운송, 통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이죠. 거기다 운송루트를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의 효율성도 동시에 높일 수 있습니다."

 

르네 팀장은 야무지게 발표하는 아루디하티를 대견한 듯 쳐다보았다.

 

"앞으로 운송사업은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로컬 단위의 개별 택배 비즈니스에서는 내가 주문한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언제 도착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이 그런 서비스를 잘하고 있죠. 그런데 그것이 기업의 글로벌 대단위 화물로 확대되고 전 과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면 글로벌 운송 서비스의 혁신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르네 팀장은 미팅을 마무리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속가능성 또는 ESG가 기업가치가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데이터 관리가 중요합니다. 데이터로 증명되지 않는 주장은 가치가 없죠. 기업의 지속가능성, ESG 담당자는 무엇을 측정할 것인가? 어떤 데이터가 중요한 것인가? 어떤 데이터가 고객가치가 될 것인가? 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고 그것을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과 통합하기 위한 노력과 설득을 해야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머스크는 지속가능성과 비즈니스를 전략적으로 통합하는데 매우 빠르게 움직였고, 그것이 앞으로 우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루디하티의 자부심

 

IT 엔지니어 아루디하티의 10분 남짓한 PT에서 나는 그녀가 자신의 일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머스크와 운송산업에 얼마나 중요한 일이지 그녀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보면서 한국기업의 20~30대 지속가능경영, ESG 담당자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지속가능경영, ESG의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평가대응과 보고서 작성에 매몰되어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비전을 찾지 못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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