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평가를 대하는 실무자의 자세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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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 평가를 대하는 실무자의 자세

 

다른 곳들도 다 떨어졌다고 말씀해주세요 ㅠㅠ;;

 

지난 한 주간, 기업 ESG 실무자들로터 받은 연락 중에 가장 많은 내용을 차지하는 것이 <한국 ESG 기준원>의 평가 결과에 대한 해석이었다. 기대만큼 또는 기대 이상으로 평가를 받은 기업들이야 자축하느라 외부의 해석이 필요 없겠지만, 기대 이하로 평가를 받은 기업들은 평가 결과에 대해 위에다 보고를 해야하고 대응 방안을 세워야 하니, 외부 의견이 필요하다.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한국 ESG 기준원에 물어보세요."

 

"전화를 해도 안 받으니까 그렇죠. 다른 기업들은 평가를 잘 받았다고 하나요? 이사님은 여기저기 아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다른 기업들 소식을 빨리 알것 같아서요. 생각보다 평가 등급이 떨어져서, 지금 멘붕이거든요. 위에서 상황을 알아보라고 하는데 이사님이 제일 잘 아실 것 같아서 전화했어요. "

 

미팅 중이라고 나중에 연락한다고 답문자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전화가 온다. 이렇게 아쉬울 때를 대비해서 평소에 연락도 좀 하고 페북 좋아요도 눌러주고, 이렇게 저렇게 잔잔하게 관계를 잘 유지해야 하는 건데.... ^^;;

 

암튼, 정리하면 이렇다. 한국 ESG 기준원의 평가 결과가 실무자들에게 전달되었는데, 작년보다 평가 등급이 떨어진 기업이 꽤 된다. 나름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기대만큼 등급이 나오지 않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헤매고 있는 기업들이 좀 되는 것 같다. 조만간 ESG 기준원의 전체 브리핑이 나올테니 기다려 봐야 겠지만, 전체적으로 평가 기준이 상향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너무 후하게 평가등급을 줬다.)

 

 

더 떨어뜨려야 한다고 본다.

 

전화 온 기업들은 대개 거버넌스 영역에서 기대 이하로 평가 등급이 떨어졌다고 했다. 환경 영역도 떨어진 기업들이 꽤 되는 것 같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은 더 떨어뜨려야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국내 기업들간의 상대평가, 즉, 전국체전 수준이니까 그래도 이 정도 등급을 주는 것이지, 만일 올림픽이나 월드컵이라고 하면 예선전에도 못 나갈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작년부터 우리나라는 OECD가 인정하는 "공식적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경제적으로는 이미 벌써 10위권에 안에 드는 나라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도 그 정도 수준이 되어야 하는데, 내 생각엔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고 본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해야 할 일이 많다.

 

거버넌스만 하더라도 작년과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응한 것은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 만들고, 개정된 법에 따라 이사 중 한 명을 여성으로 선임한 정도이다. 물론 이 정도의 일도 실무자들에게는 엄청나게 큰 일이라 애를 많이 썼겠지만 실제 요정도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지속가능경영 거버넌스의 핵심은 < 비전제시 + 원칙과 정책 + 이사회 리더십>이다. 즉, 기업이 지속가능경영 실천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두루뭉실하게 '지속가능한 환경과 사회를 위하는 기업이 되겠다' 는 정도로는 어림없다. 비전 제시에는 명확한 과업 목표와 일정, 실행 전략이 제시되어야 한다. 비전 제시와 함께 이를 실무 영역에 내재화하기 위한 원칙과 정책이 제시되어야하며 이사회는 비전 제시, 원칙과 정책 제정에 직접 관여하고 실무 내재화를 위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강력한 리더십 발휘에는 당연히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사회는 아직 지속가능경영이나 ESG에 관해 그리 큰 관심을 갖거나 제대로 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올 해 발간된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 50여권을 비교적 상세히 살펴보았다. 이 중 20여개 기업이 올해 처음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해서 그런지, 이사회가 지속가능경영에 얼마나 어떻게 관여하고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저런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이사회 멤버들이 지속가능경영이나 ESG에 대해 제대로 된 개념을 알고 있는지 조차 의심이 간다. 

 

 

평가에 너무 목매지 마시라.

 

평가는 건강검진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정신없이 살아오다가 일년에 한 번 내 몸과 건강을 돌아보고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무엇을 조심해야하는지 살피는 시간이 필요한 것 처럼, ESG 평가도 그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재의 ESG 평가는 건강검진에 비해 '아직'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다. 병원에서 하는 건강검진은 몸 밖으로 들어나는 증상 뿐만 아니라 혈액, 소변, X-ray, 초음파, 내시경, MRI, CT 검사 등으로 몸 밖으로 들어나지 않은 속사정도 살펴볼 뿐만 아니라 요즘은 정신과 체크와 진단도 해준다. 이렇게 몸의 안팎 그리고 머리 속과 마음 속까지 살펴주니 건강검진 결과를 믿고 그에 따라 내 몸과 정신을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나 세계적인 ESG 평가나 할 것 없이 현재의 ESG 평가는 겉으로 드러난 몇 가지 제한된 내용과 상황만을 가지고 또는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작성해서 공개한 자료만 가지고 평가를 하기 때문에 진짜 속사정이나 기업의 정신 상태나 마음 상태(리더십과 내재화)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ESG 평가에 대한 신뢰도 이슈가 계속 나오는 것이고, 극단적으로는 ESG 평가등급 자체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은 ESG 평가이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소고기로 회식할 일도 아니고, 나쁜 평가를 받았다고 나 같이 ESG 평가와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에게 전화해서 미친듯이 따질 일도 아니다.

 

 



 

ESG 평가에 목매고 있다면 당신이 일하는 기업과 당신은 아직 낮은 단계의 ESG, 지속가능경영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블로그에서 수십차례 얘기했지만, ESG 평가를 잘 받은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ESG 평가를 잘 받았던 기업들이 거짓 정보를 공개하고 뒤에서 큰 사고를 친 사례는 꽤 많다.

 

그렇다고해서, ESG 평가 등급은 낮은데 지속가능경영을 실제 잘하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그렇지도 않다. 토익 점수를 900점 받아도 영어를 잘한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300점 받는 사람이 영어를 진짜 잘하는 경우도 보질 못했다.

 

자!! ESG 평가 때문에 머리가 아픈 실무자 여러분, 윗분들이 낮은 평가 등급 때문에 뭐라고 하면 "속"으로 '너나 잘하세요'라고 하시고, 그리고 곰곰히 진짜 ESG, 지속가능경영을 잘하기 위해 우리회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제는 그래야 할 때이다.  

 

ESG, 지속가능경영... 하루 아침에 될 일도 아니고 평가 등급 조금 올라가고 조금 내려갔다고해서 큰 일 날 것도 없다.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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