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취업을 원한다면? ESG 자격증 취업에 도움 안됨..!!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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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취업을 원한다면?

 

3명에서 40명으로...

 

2017년 2학기 "CSR, 지속가능경영의 이해와 실천"이라는 대학원 강의를 처음 열었을때 수강 신청자가 3명이었다. 수강생이 최소 5명이 넘어야 강의를 할 수 있는 학교 기준에 따라 시작도 못하고 폐강되었다. ESG 열풍이 한창인 지금은 대학원 강의의 최대 한도인 40명을 꽉채워서 강의하고 있다.

 

강의 인원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ESG 업계에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 취준생, 이직 희망자도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부생들에게 물어봐도 ESG 업계에 취업을 원하는 학생이 열에 서넛은 된다. 

 

 



 

넘쳐나는 "ESG 민간 자격증"

 

최근 서울시내 한 대학이 민간 교육기업과 손을 잡고 "ESG 자격증 장사"를 시작해서, ESG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불편해하고 있다. 장사를 하기위해 "MZ세대 필수 스펙!! 단기간 ESG수료증, 이력서 UP"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이 업체는 얼마전에 "ESG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의 정체도 알 수 없는 자격증 과정을 만들어 주부를 대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팔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잘하는 것이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 일"인데, 민간 교육업체들이 ESG 열풍을 타고 ESG 자격증을 막 만들어내고 있다. 대충 검색해봐도 ESG 이름을 달고 최근 2년간 새로 생긴 민간 자격증이 스무개를 넘었다. 이 중 몇개를 골라 찾아봤더니 대부분 "취업, 이직 유망 자격증"이라는 문구를 달고 광고 중이었다.

 

 

ESG 민간 자격증이 취업, 이직에 도움이 되나요?

 

ESG 민간 자격증이 취업, 이직에 실제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짐작으로만 말할 수 없으니, 직접 확인해봤다. 국내 주요 기업과 아는 ESG 담당자들에게 카톡(※ 지난 주에 이 블로그를 쓰지 못한 이유는 알다시피 카카오 데이터 센터 화재 때문에 블로그가 먹통이었다)을 보냈다.

 

돌아온 응답 몇 개를 소개한다.

 

"참, 다 아시면서 물어 보는 건 뭔가요? 또 블로그 쓰시려고 그러는거죠. 당연히 별 소용이 없죠. ESG 민간 자격증 보고 사람 뽑는데가 어디있어요? 그걸 떠나서 요즘은 신입 채용 자체가 많이 줄었고, 대부분 경력직을 뽑잖아요. 게다가 ESG는 바로 써먹어야 되서 경력자 아니면 뽑질 않아요."

 

"저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SG 자격증 장사에 혹하는 대학생, 취준생들 말리고 싶어요. 그런 단기간 자격증이 실제 취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블로그에 잘 써주세요."

 

"민간 자격증 딸 시간과 돈으로 환경보호단체 활동 경험이나 쌓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저희팀에 인턴 뽑았는데 환경단체 활동 경험이 있는 친구를 뽑았거든요. 이 친구가 환경 관련 자원봉사 프로그램 기획하는데 기가 막히게 잘해요. 이런 친구가 정말 필요한 거죠."

 

"민간 자격증이 ESG 업무에 실제 도움이 되면 모르겠지만, 그만한 자격증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현재 ESG 자격증 교육 내용이 대부분 기초, 기본 개념에 머무르고 있어서, 그런 기본 개념만 가지고 ESG 업무를 할 수는 없잖아요. 제 결론은 ESG 자격증 의미없다."

 

"ESG 민간 자격증 장사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대기업에 취업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싶어요. 대기업 취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저런 말도 안되는 자격증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닐까요?"

 

 

"소비자 기만 금지"는 ESG의 기본 

 

ESG의 실행원칙을 제시하는 글로벌 가이드 라인 ISO26000에서 소비자 기만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소비자에게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과장된, 거짓된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한다면 이것은 ESG 취지에 근본적으로 어긋나는 일이다. 

 

즉, ESG 민간 자격증을 만들어 파는 업체들은 ESG의 기본 원칙도 모른채 ESG 자격증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웃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이들은 ESG 민간 자격증이 ESG에 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ESG를 확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친다. 이들의 주장은 '양적확대가 질적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인데... 말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사기에 가까운 민간 ESG 자격증이 ESG 양적확대에 도움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쓸모없는 자격증을 딴 후에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고 ESG에 대한 부정적, 회의적 생각과 태도를 갖을 확률이 더 높아 보인다.

 

민간 자격증을 통한 양적 확대가 질적 확대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확실한 증거는 우리나라의 "사회복지관련 민간 자격증" 사례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ESG 업자가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 블로그를 보고 나처럼 "ESG 업자"가 되고 싶다는 대학생, 취준생, 이직 희망자들이 종종 메일을 보내온다. 자세한 응답을 하면 참 좋겠지만 대부분 간단한 대답을 보내고 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제 블로그도 찾아주시고, ESG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ESG 관련해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에 더욱 고마움을 느낍니다. ESG를 제대로 알고 실행하는 실무자가 많으면 많을 수록 우리나라 기업들이 보다 사회, 환경적 책임을 잘 수행하고 지속가능경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ESG 업자가 되는 방법에 특별한 묘수가 있지는 않습니다. 일반 기업들의 경우 ESG 담당자는 거의 대부분 경력자를 뽑는데, 경력자라 함은 주로 ESG 관련 컨설팅 업계에서 3~5년 정도 실무 경험을 가진 사람입니다. ESG 컨설팅 업계에서는 일단 인턴, 계약직으로 뽑은 뒤 얼마나 잘 버티는가, 얼마나 일을 잘하는가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ESG 컨설팅 펌 자체가 ESG와 가장 거리가 멀다는 것이 업계의 웃픈 현실입니다. 컨설팅 펌에서 인턴이나 주니어의 업무량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고 급여나 복지도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3~5년을 버티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꼭 ESG 이름을 단 팀에 입사하지 않더라도 앞으로는 기업 경영에 모든 영역에서 ESG가 실행될 것이기 때문에 ESG 팀이 아니더라도 취업 기회가 있다면 일단 취업하신 후 업무내에서 ESG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습니다."

 

카톡을 주고 받은 S기업의 ESG 팀장은 이렇게 강조했다.

 

"전 임직원에 ESG KPI가 부여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꼭 ESG 팀에 들어올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자기 업무에서 ESG를 잘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그것을 잘하면 되고요. 그것이 ESG 근본 취지에 더 적합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쓸데없는 ESG 자격증 따지말고, 일단 취업을 한 후에 회사에 들어오면 ESG 실컷 할 수 있다고 블로그에 써 주세요."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ESG 민간 자격증은 취업과 이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다. 아까운 시간과 돈을 쓸모 없는 일에 쓰지 말고, ESG와 관련된 좋은 책이나 무료 강연을 통해 ESG 교양과 상식을 잘 쌓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환경, 인권과 관련된 NGO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는 것도 경험상 도움이 된다는 말을 보태고 싶다.

 

ESG, 물 들어왔을 때 배 띄우고 고기 잡으려는 장사꾼은 많은데, 물이 계속 들어오게 하고 고기를 키울 진짜 일꾼은 찾아보기 힘들다.  

 

Balanced CSR & 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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