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사업 계획과 예산을 세우는 시즌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거의 모든 기업들의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 더 힘든 것은 내년 예상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ESG, 지속가능경영에 뭔가 돈을 더 쓴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회사, 저 회사에서 예산이 줄어 아직 내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며칠 전 L사의 ESG 팀장으로부터 오랜만에 카톡이 왔다.
"센터장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비용을 확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요?"
"있습니다. 이번 주 블로그에 알려드리죠"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1. 직접 제작하면 된다.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비용을 가장 크게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작성하는 것이다. 100p 기준으로 시중에 어지간한 컨설팅 회사에 턴키(Turnkey) 방식으로 보고서 제작을 맡기면 최소 7천, 평균 8~9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대기업도 부담되는 비용이다.
보고서를 처음 제작하면 모르겠지만, 이미 두 세 번 제작했다고 하면 보고서의 기본 프레임이 있고 데이터도 어느 정도 정렬 되었기 때문에 ESG팀과 실무자의 각오와 결단만 있으면 된다.
2. 어려운 부분만 컨설팅을 받는다.
보고서 제작의 기획부터 검증까지 모든 것을 대행사에게 맡기는 턴키 방식은 비용도 많이 들지만, 지속가능경영/ESG 담당자의 역량 향상을 가로 막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중 중대성 분석, 기후변화대응 TCFD 시나리오, GRI/SASB/ESRS 인덱스 매칭, 데이터 검증 등과 같이 어느 정도 전문성과 숙련도가 필요한 부분을 3년 이하 실무자가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다.
이렇게 실무자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에 한해서 부분적으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기업 중에 이렇게 부분적으로 컨설팅을 받는 기업에 꽤 된다. 실무자가 보고서 제작을 주도하고 어려운 부분만 외주를 주는 방식은 가장 비용 효과적인 컨설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3. 디자인 욕심을 줄이자.
회사안에 보고서 디자인을 해 줄 수 있는 부서가 있다면 그 부서에게 부탁하면 디자인 비용은 "0"가 된다. 그런데 그 부서도 남의 부서 일을 자기 일처럼 해주지 않을테니 맘 편하게 일하려면 외주 디자인사에게 맡기는 수 밖에 없다. 현재 보고서 디자인 시세는 100p 기준 2천만원 정도이다.
하지만, 앞으로 의무공시화가 진행되면 지속가능경영/ESG 보고서가 연례사업보고서로 통합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디자인의 수준을 연례사업보고서 정도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EU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 기준인 ESRS는 연례사업보고서에 ESG 보고를 통합하고 있다. IFRS의 ISSB도 마찬가지다. 올해 나온 EU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별도 보고서가 나오더라도 연례보고서와 결을 같이하는 방식이 크게 늘었고,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연례보고서와 통합된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즉, 지금처럼 지속가능성/ESG 보고서 디자인을 화려하게 하지 말고, 연례보고서 정도의 수준으로 톤 다운을 하면 된다. 연례 사업보고서를 디자인해주는 회사가 있을텐데 그 회사에 맡기면 디자인 비용을 5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비용 합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독일과 일본의 기업들은 디자인 회사에 맡기지 않고 워드나 PPT, 엑셀을 이용해 직접 작성한 PDF 보고서를 공개하는 경우도 꽤 있다.
4. 제3자 검증
상장사나 외부 ESG 평가를 받는 기업들은 보고서 제3자 검증을 필수로 해야한다. 제3자 검증비용은 시세가 1천만원 정도이다. 그런데 외부 요구가 없다면 제3자 검증은 필수 사항이 아니다. 뻥치지 않고 정직하게 보고서를 낸다면 제3자 검증을 안해도 된다는 말이다.
외국 기업들이 보고서를 보면 제3자 검증이 없는 보고서가 종종 있다. 심지어 EU ESRS도 아직 공인된 검증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무래도 연례보고서에 통합되는 형태로 가기 때문에 연례보고서 검증과 같이 가는 모양새다. IFRS의 ISSB 또한 반드시 어떤 검증체계를 사용해야 한다고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기업들은 <탄소배출 인벤토리 검증> 등 물리적으로 확증가능한 부분들에 대해서만 제3자 검증을 받고 있는 경우도 꽤 있다.
제3자 검증은 권장사항이지만, 상장사도 아니고 외부 ESG 평가를 받지않는 기업이라고 하면 반드시 해야할 필수 사항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제3자 검증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뻥치면 안된다. 스스로에게 정직한 보고서를 만들 자신이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말이다.
5. 공동 구매도 가능하다.
지주사가 있고 계열사 여러 군데가 보고서를 발간한다면 공동 구매 방식을 잘 활용하는 것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다. 특히, 대행 턴키 컨설팅이 아닌 부분 컨설팅을 받을 때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 보다 여러 회사가 함께 공동 구매를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로 공동 구매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속가능경영/ESG 보고서를 발행하기는 해야하는데 예산은 줄고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자!! 대행에서 직접 작성하는 기회로 만들면 첫 해는 고달프겠지만 확실히 실무자의 역량은 쑥쑥자란다. 자전거의 보조 바퀴를 뗄 때가 온 것이다.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제작 예산을 줄여야 한다면?
싸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2025년 사업 계획과 예산을 세우는 시즌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거의 모든 기업들의 경영 상태가 좋지 않다. 더 힘든 것은 내년 예상도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ESG, 지속가능경영에 뭔가 돈을 더 쓴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 회사, 저 회사에서 예산이 줄어 아직 내년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며칠 전 L사의 ESG 팀장으로부터 오랜만에 카톡이 왔다.
"센터장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비용을 확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요?"
"있습니다. 이번 주 블로그에 알려드리죠"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1. 직접 제작하면 된다.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비용을 가장 크게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작성하는 것이다. 100p 기준으로 시중에 어지간한 컨설팅 회사에 턴키(Turnkey) 방식으로 보고서 제작을 맡기면 최소 7천, 평균 8~9천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 대기업도 부담되는 비용이다.
보고서를 처음 제작하면 모르겠지만, 이미 두 세 번 제작했다고 하면 보고서의 기본 프레임이 있고 데이터도 어느 정도 정렬 되었기 때문에 ESG팀과 실무자의 각오와 결단만 있으면 된다.
2. 어려운 부분만 컨설팅을 받는다.
보고서 제작의 기획부터 검증까지 모든 것을 대행사에게 맡기는 턴키 방식은 비용도 많이 들지만, 지속가능경영/ESG 담당자의 역량 향상을 가로 막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중 중대성 분석, 기후변화대응 TCFD 시나리오, GRI/SASB/ESRS 인덱스 매칭, 데이터 검증 등과 같이 어느 정도 전문성과 숙련도가 필요한 부분을 3년 이하 실무자가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다.
이렇게 실무자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에 한해서 부분적으로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기업 중에 이렇게 부분적으로 컨설팅을 받는 기업에 꽤 된다. 실무자가 보고서 제작을 주도하고 어려운 부분만 외주를 주는 방식은 가장 비용 효과적인 컨설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3. 디자인 욕심을 줄이자.
회사안에 보고서 디자인을 해 줄 수 있는 부서가 있다면 그 부서에게 부탁하면 디자인 비용은 "0"가 된다. 그런데 그 부서도 남의 부서 일을 자기 일처럼 해주지 않을테니 맘 편하게 일하려면 외주 디자인사에게 맡기는 수 밖에 없다. 현재 보고서 디자인 시세는 100p 기준 2천만원 정도이다.
하지만, 앞으로 의무공시화가 진행되면 지속가능경영/ESG 보고서가 연례사업보고서로 통합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것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디자인의 수준을 연례사업보고서 정도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EU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성 기준인 ESRS는 연례사업보고서에 ESG 보고를 통합하고 있다. IFRS의 ISSB도 마찬가지다. 올해 나온 EU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는 별도 보고서가 나오더라도 연례보고서와 결을 같이하는 방식이 크게 늘었고,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연례보고서와 통합된 ESG 보고서를 발간했다.
즉, 지금처럼 지속가능성/ESG 보고서 디자인을 화려하게 하지 말고, 연례보고서 정도의 수준으로 톤 다운을 하면 된다. 연례 사업보고서를 디자인해주는 회사가 있을텐데 그 회사에 맡기면 디자인 비용을 5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비용 합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독일과 일본의 기업들은 디자인 회사에 맡기지 않고 워드나 PPT, 엑셀을 이용해 직접 작성한 PDF 보고서를 공개하는 경우도 꽤 있다.
4. 제3자 검증
상장사나 외부 ESG 평가를 받는 기업들은 보고서 제3자 검증을 필수로 해야한다. 제3자 검증비용은 시세가 1천만원 정도이다. 그런데 외부 요구가 없다면 제3자 검증은 필수 사항이 아니다. 뻥치지 않고 정직하게 보고서를 낸다면 제3자 검증을 안해도 된다는 말이다.
외국 기업들이 보고서를 보면 제3자 검증이 없는 보고서가 종종 있다. 심지어 EU ESRS도 아직 공인된 검증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무래도 연례보고서에 통합되는 형태로 가기 때문에 연례보고서 검증과 같이 가는 모양새다. IFRS의 ISSB 또한 반드시 어떤 검증체계를 사용해야 한다고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 기업들은 <탄소배출 인벤토리 검증> 등 물리적으로 확증가능한 부분들에 대해서만 제3자 검증을 받고 있는 경우도 꽤 있다.
제3자 검증은 권장사항이지만, 상장사도 아니고 외부 ESG 평가를 받지않는 기업이라고 하면 반드시 해야할 필수 사항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제3자 검증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뻥치면 안된다. 스스로에게 정직한 보고서를 만들 자신이 있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는 말이다.
5. 공동 구매도 가능하다.
지주사가 있고 계열사 여러 군데가 보고서를 발간한다면 공동 구매 방식을 잘 활용하는 것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다. 특히, 대행 턴키 컨설팅이 아닌 부분 컨설팅을 받을 때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 보다 여러 회사가 함께 공동 구매를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로 공동 구매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속가능경영/ESG 보고서를 발행하기는 해야하는데 예산은 줄고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자!! 대행에서 직접 작성하는 기회로 만들면 첫 해는 고달프겠지만 확실히 실무자의 역량은 쑥쑥자란다. 자전거의 보조 바퀴를 뗄 때가 온 것이다.
이 글은 아무래도 컨설팅사들이 싫어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ㅎㅎㅎ
Balanced CSR&ESG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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